거식증이란? 신경성 식욕부진증, 정신적·심리적

거식증은 의학적으로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이라 불리며, 음식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거나 거부하는 정신적·심리적 장애입니다. 단순히 식욕이 없는 상태와는 다르며, 체중 증가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과 왜곡된 신체 이미지 인식이 주요 특징입니다. 이로 인해 체중이 심각하게 감소하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거식증은 주로 청소년기와 젊은 성인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남성이나 어린이, 중장년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압박, 외모에 대한 집착, 완벽주의 성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요 증상과 행동 양상

거식증은 단순히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동반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체중 증가에 대한 극심한 공포: 정상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뚱뚱하다’고 인식하며, 체중 증가를 피하기 위해 극단적인 식이 제한을 시도합니다.

  • 왜곡된 신체 이미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인식하며, 마른 몸을 이상적인 상태로 여깁니다.

  • 극단적인 식이 제한: 하루에 몇백 칼로리만 섭취하거나, 특정 음식군을 완전히 배제하는 등 식사량을 극도로 줄입니다.

  • 과도한 운동: 섭취한 칼로리를 소모하기 위해 지나치게 운동하거나, 식사 후 바로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사회적 고립: 식사 자리를 피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외출을 꺼리는 등 사회적 활동을 제한합니다.

  • 신체적 증상: 저체중, 무월경, 탈모, 손발 저림, 저체온증, 심장 박동 이상 등 다양한 신체적 문제가 동반됩니다.





원인과 발병 요인

거식증은 단일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으며,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1. 심리적 요인

  • 완벽주의 성향: 자신에게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자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자존감 저하: 외모나 성취에 대한 불만족이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며, 이를 보상하기 위해 체중 조절에 집착하게 됩니다.

  • 통제 욕구: 삶의 통제감을 상실한 상황에서 음식 섭취를 조절함으로써 자신이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얻습니다.

2. 사회적 요인

  • 미디어와 사회적 기준: 마른 몸매를 이상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광고, SNS 등의 영향으로 외모에 대한 압박이 심화됩니다.

  • 가족 관계: 지나치게 통제적인 부모, 갈등이 많은 가족 환경 등이 거식증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3. 생물학적 요인

  • 유전적 요인: 가족 중에 섭식장애를 앓은 사람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 뇌 기능 이상: 식욕과 감정 조절에 관련된 뇌 영역의 기능 이상이 거식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진단과 치료 방법

거식증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신체적 손상이 심해지고,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1. 진단 기준

의료기관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진단을 내립니다.

  • 체중이 정상 기준보다 15% 이상 낮을 경우

  • 체중 증가에 대한 강한 두려움이 지속될 경우

  • 신체 이미지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존재할 경우

  • 여성의 경우 무월경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2. 치료 방법

거식증 치료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체중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근본적인 심리적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CBT), 가족치료, 개인상담 등을 통해 왜곡된 사고방식을 교정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합니다.

  • 영양 상담: 전문 영양사의 도움을 받아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회복하도록 돕습니다.

  • 약물 치료: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가 동반된 경우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 입원 치료: 심각한 저체중이나 자살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예방과 회복을 위한 조언

거식증은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깊은 심리적 고통에서 비롯된 질환입니다. 예방과 회복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 외모보다 건강을 중시하는 가치관 형성

  •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연습

  • SNS나 미디어의 왜곡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기

  • 가족과 친구의 지지와 이해를 바탕으로 회복 환경 조성

  •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거식증은 단순히 ‘음식을 안 먹는 병’이 아니라, 깊은 심리적 고통과 자기 인식의 왜곡이 얽힌 복합적인 질환입니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외모보다 건강, 체중보다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태도가 거식증 예방과 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